안상수-손학규, ‘개헌’ 놓고 정면충돌

2010-10-31 10:25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개헌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다음달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 뒤 개헌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안 대표의 거듭된 제안에 손 대표가 “옳은 일이 아니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손 대표는 3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헌은 정치인을 위한 정치놀음이다. 개헌을 논의하자는 사람들은 개헌 자체가 아니라 정치적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이 개헌에 관심이 없고 개헌이 경제(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면서 여권발(發) 개헌 논의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손 대표는 이미 지난 26일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개헌은 앞으로 대선에 나올 후보나 잠재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한 뒤 다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바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순리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의원)내각제를 (도입)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뒤 대선에 출마, 당선됐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손 대표의 제안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손 대표는 아마 자신이 야권의 대표 주자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지금 개헌을 하자는 건 결국 차기 대통령부터 임기나 권한을 조정하자는 얘기가 되는데, 손 대표든 누구든 대권욕이 있는 사람으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개헌이) 꼭 필요하다면 책임정치 차원에서 4년 중임제 정도는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여론 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최근엔 개헌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으나, 과거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정기국회 최대 현안인 정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 문제와 관련, “4대강은 양보하기 힘든 국책사업이다. 민주당은 정략적 발목잡기를 지양하고, 지역 주민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손 대표는 “만약 4대강 사업이 이런 식으로 완성되고, 이 정권이 연장돼 운하로 개조하겠다고 나서면 재앙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기업 비자금 등에 대한 검찰의 동시다발적 수사에 대해 인 대표는 “정치인이나 기업에 대해 ‘표적사정’한다는 의미는 전혀 없다”고 밝혔으나, 손 대표는 “수사가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이나 야당 탄압이 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고,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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