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선D-4, 지지층 실제 투표율이 성패 좌우

2010-10-28 16:0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중간선거(총선)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2일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37석, 주지사 37명을 새로 뽑는 총선에서 야당 공화당은 현재보다 하원 39석, 상원 10석, 주지사 2명만 추가하면 과반(다수당 지위)을 확보해 3체급을 석권하게 된다.

여당 민주당은 하원과 주지사의 경우 대세를 뒤집기 어렵다고 보고 상실 숫자 최소화에 주력하는 한편 상원만큼은 몇 석을 내주더라도 현재(57석)의 다수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 주요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은 투표 당일 각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접전 중인 주(州)와 지역구의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화, 하원장악 확실=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이 지난 한 달간 초접전 중인 42개 하원 지역구 유권자 1만7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화당 우세 31개구, 동률 4개구, 민주당 우세 7개구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구 외에 또 다른 15개구는 공화당 후보들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더 힐은 42개 중 2개구를 제외한 40개구와 15개구를 합친 55개구가 민주당 의원 지역구로, 공화당이 적어도 46석(31+15)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 의석이 178석이나 공석이 된 1석이 공화당 의원 지역구여서 39석만 확보하면 과반(218석)이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더 힐의 42개구 말고도 다른 40-50개구가 접전을 벌이고 있어 공화당의 추가 숫자는 50-60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52석, 중립적 선거조사 온라인매체인 '파이브써티에이트'(fivethirtyeight.대통령선거인단 538명을 의미)'는 53석으로 잡았다.

'파이브써티에이트'가 27일 여론 지지율 등을 토대로 10만번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한 결과 총선 후 의석은 공화 231.9석, 민주 203.1석으로 나왔다.

상원은 CNN 방송과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네바다, 웨스트 버지니아, 콜로라도 등 10여개주가 각축을 벌이고 있으나 공화당이 모두 승리하기는 어렵고 7-8개주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10석 이상을 추가해야 과반이 된다. '파이브써티에이트'는 총선 후 의석이 공화 47.8석, 민주 52.1석, 무소속 등 기타 0.1석으로 예측했다.

주지사는 공화당 30.0명, 민주당 19.3명, 무소속 등 기타 0.7명으로, 공화당은 현재(24명)보다 6명을 늘리는 반면 민주당은 7명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지층 투표 가능성=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와 갤럽이 지난 21-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의 63%가 예년보다 올해 더 투표하겠다고 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37%만이 더 투표장에 가겠다고 했다.

양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 차이가 무려 26%포인트로, 갤럽이 1994년 같은 질문을 한 이래 최대 격차를 보였다. 실제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그만큼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투표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적극 투표층)의 성향을 보면 ▲공화당 지지자 55%, 민주당 지지자 40%, 부동층 4%였으며 ▲보수 성향 48%, 진보 성향 20%, 중도(온건) 성향 32%로 분류됐다.

또 ▲성별로는 남성 52%, 여성 48% ▲연령별로는 18-29세 7%, 30-49세 32%, 50-64세 33%, 65세 이상 28%였고 ▲비(非)라틴계(중남미계 이주민) 백인 79%, 비라틴계 흑인 8% 등이었다.

민주당 표밭인 진보주의자와 여성, 젊은층, 라티노와 흑인의 적극 투표층 구성비율이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에 비해 낮음을 알 수 있다.

적극 투표층의 후보 지지 여부도 민주당에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CBS 방송과 NYT가 지난 22-26일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80%가 현역의원 교체를 희망했고 ▲부동층은 46%가 공화당을, 40%가 민주당을 지지했으며 ▲여성은 4%포인트 차로 공화당을 선호했다. 백인도 51%가 공화당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흑인 적극 투표층의 84%와 히스패닉의 65%(퓨 리서치 센터 조사)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전문가 진단= 정치분석가인 로즈 쿡은 27일 CNN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투표율은 바로 직전 대통령선거 투표율의 3분의 2 정도가 된다. 2008년 1억3천100만명이 투표했으니 올해는 약 9천만명이 투표장에 갈 것"이라면서 "결국 누가 이기느냐는 누가 투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쿡은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적정하고 젊은층과 소수계층의 지지율이 우세하면 민주당이 총선 완패를 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USA 투데이는 양당이 총선이라는 `지상전(ground game)'에서 승리하려고 유세와 토론 대결, 라디오.TV 광고는 물론, 트위터.페이스북 홍보까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유권자연구소(CSAE)의 커티스 갠스는 정당들의 노력이 투표율을 얼마나 높일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그 이유는 경기침체기에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기(disillusioned)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전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경기침체와 고실업 등에 대한 분노와 좌절, 두려움이 팽배해 있다면서 11.2 중간선거는 오바마가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로 대통령에 당선하고 나서 2년 동안 미국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 대한 불만도 깊고, 유권자들 간에 향후 2년에 대한 기대감이 서로 다르므로 양당 정치인들은 계속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