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채 갈등, ECB 차기 수장 선임 변수"
2010-10-24 13:20
독일 중앙은행장으로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멤버인 악셀 베버가 ECB의 국채 매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것이 ECB 차기 총재 선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저널은 23일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가 ECB의 유로 국채 매입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 그리스 구제에 대한 독일의 부정적인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때문에 ECB 집행이사회 내분 갈등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17일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탐파와 회견에서 ECB 집행이사 22명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유로 국채 매입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널은 내년 10월 임기가 끝나는 트리셰의 후임으로 베버가 가장 유력시돼왔다면서 그러나 유로 국채 매입을 둘러싼 갈등으로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크푸르트대의 통화경제학자 스테판 게를라흐 교수는 저널에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베버가 후임이 될 확률이 90% 가량이었으나 지금은 50% 내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저널은 베버가 유로 국채 매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ECB는 집행이사회 내부 문제를 바깥으로 노출시키지 않아 온 점이 불문율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저널은 총재 선임에 독일과 함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프랑스가 이전에는 베버를 지지했으나 최근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베버 외에 이탈리아 중앙은행장으로 금융안정위원회를 이끌어온 마리오 드라기, 룩셈부르크 중앙은행의 이브 메르시, 핀란드 중앙은행의 에르키 리카넨 등도 물망에 올라있음을 지적했다.
저널은 이들 '2선' 인사 가운데 드라기가 가장 주목된다면서 그가 금융 규제 강화안을 주도해온 점을 상기시켰다.
또 최근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정통한 소식통은 사르코지-드라기 회동에서 ECB 총재 선임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저널은 드라기의 선임을 가로막는 장애도 있다면서 ECB 부총재가 포르투갈의 빅토르 콘스탄치오임을 상기시켰다. 이 때문에 관행상 남유럽이 아닌 북유럽(독일을 지칭) 출신이 총재가 되어야 할 당위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또 앞서 부총재를 뽑을 때 독일이 경선에 나서지 않은 것도 ECB 차기 총재직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독일은 베버에 대한 ECB 집행이사회 내부의 부정적 기류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유로 위기 수습 창구 역인 유럽금융안정기금을 이끌어온 클라우스 레글링을 대타로 세울지 모른다고 저널은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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