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한국기업, 여성인력 제대로 활용 못 해"

2010-10-24 07:23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의 여성에 대한 고용차별 관행을 지적한 뒤 외국계 다국적 기업의 고학력 한국 여성 채용 경향을 소개했다.

이 잡지는 최근호 '성차별에 따른 이득(Profiting form sexism)'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을 전하면서 "한국에서는 여성 직장인의 임금이 남성의 63%에 불과하고 아이가 생기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대기업의 경우 고위직에 여성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 잡지는 이어 "만일 여성의 재능이 저평가되고 있다면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저렴하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여성을 더 많이 채용한 회사들은 경쟁우위를 점하게 되고 실제 일부 고용주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조던 시겔 교수에 따르면 외국계 다국적 기업들은 고학력 한국 여성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회사 경영진의 여성 비율을 10% 높일 경우 총자산수익률이 1% 포인트 상승하게 된다고 시겔 교수는 추산했다.

직장에서는 성차별이 일어나지만 교육은 철저히 실력 위주이기 때문에 한국은 여성을 고용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성 재정거래(gender arbitrage)'의 최적의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 잡지는 "수많은 우수한 여성들이 매년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경력은 능력이 처지는 남성들에 의해 가려지게 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여성 인력을 가로채는 것은 쉽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서울사무소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고 이 잡지는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한국 여성들은 세계 최저 수준인 평균 1.15명의 자녀를 낳는다"면서 "이는 한국에는 골치 아픈 문제지만 직장생활에서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풀이했다.

이 잡지는 "한국 기업들이 여성의 능력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라이벌인 외국 기업들이 (활용)할 것"이라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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