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백화점 진출 시 경제적 수요 심사 받아야, 우리나라는 관련 조항 없어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에 반대해 왔던 정부가 한·EU FTA 협상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상인 보호는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EU와 같은 상인 보호를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나타나 한·EU FTA에 대해 불평등 협정이라는 비판마저 일 것으로 보인다.

24일 ‘아주경제’가 한·EU FTA 협정문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소매서비스와 관련해 우리나라 백화점이 벨기에, 불가리아,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몰타, 포르투칼에 진출할 때에는 경제적 수요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경제적 수요 심사의 주요 심사기준은 △기존 매장의 수와 이에 대한 영향 △인구밀도 △지리적 산포 △교통조건에 대한 영향 △새로운 고용 창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EU 회원국 소속 대형 유통업체들의 국내 골목상권 진출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U 회원국 소속 기업들이 국내에서 △중고자동차 도매업 △가스 연료 및 관련 제품 도매업 △중고자동차 및 가스연료에 대한 소매업을 할 경우 경제적 수요 심사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지난 2005년 6월 WTO 사무국에 제출한 도하 개발 아젠다(DDA) 협상 2차 양허안에 따르면 백화점은 경제적 수요 심사가 가능한 품목으로 적시하지 않아 백화점에 대해선 경제적 수요 심사가 불가능하지만 중고자동차 도매업 등은  경제적 수요 심사가 가능한 품목으로 적시해 경제적 수요 심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일단 개방하겠다고 한 품목에 대해 개방을 후퇴시킬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EU FTA 협정문에 따르면 상품 분야는  한국과 EU 모두 품목수 기준으로 99.6%, 수입액 기준으로 100% 양허했다. 서비스 분야는 양허표에 기재한 분야만 개방하는 Positive 방식에 의해 양허했다. 

이에 앞서 한국과 EU는 지난 2007년 5월 한·EU FTA 협상을 시작했고 지난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EU FTA에 정식 서명했다.

한국과 EU는 한·EU FTA를 오는 2011년 7월 1일 발효시키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 국회 비준동의 등의 국내 절차를 진행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달 중 한·EU FTA 비준동의안과 이행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오는 11월 중 한·EU FTA 국내보완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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