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철민 "모자라고 어설퍼도 정은 가죠?"

2010-10-20 09:21

   
 
서울=연합뉴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그전에도 재미있고 웃기는 역할을 하면 팬들이 유행어 불러주면서 좋아해 주셨는데 확실히 요즘엔 (더) 많이 관심을 가지세요. 영화를 통해서 감동이나 웃음을 얻을 때 표현이 훨씬 더 깊고 진한 것 같아요."
   
관객 250만명을 향해 달리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 톡톡 튀는 대사로 존재감을 과시한 배우 박철민은 최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래서 흥행이 행복한 거구나 싶었다"면서 "늘 같이 있었던 동생 같고 식구 같은 김현석 감독과 한 영화라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김현석 감독과 함께했던 '스카우트'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김 감독이 스트레스를 받아 귀가 잘 안들리는 등 아픔을 겪었다면서 "그런 과정을 지나왔기 때문에 '시라노'의 결과가 훨씬 더 행복하고 신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흥행 원인에 대해 "색다른 소재의 코미디로 잔잔한 감정을 잘 드러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감칠맛 나는 애드리브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이번에도 맛깔 나는 대사를 많이 만들어냈다.

의뢰인이 각본에 있지 않은 대사를 할 때 "대본대로 가. 난 애드리브 치는 애들이 제일 싫어"라며 화내는 대목도 사실 그가 지어낸 대사다.그는 어렸을 때 머리를 다친 일 때문에 자신이 애드리브를 많이 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6살 때인가 3륜자동차에 매달렸는데 차가 출발해버려서 떨어져 머리를 다쳤어요. 그전엔 판단력도 좋았고 외우는 것, 이해하는 것도 더 잘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뒤로는 뭘 외우는 걸 잘 못하고 읽는 것도 싫어해요. 그래서 똑같은 대사를 하면 지겨우니 형용사나 비유를 자꾸 바꾸게 돼요. 그러면 신나면서 혼자 낄낄대고 웃는거죠."
   
40대 조연 배우들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박철민 외에도 감초 역할을 맡는 배우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뭘 해도 약간 모자라고 어설픈 듯하면서 웃음도 유발하고 미운 짓이나 악역을 해도 밉지 않고, 그래서 정이 가는 그런 매력이 있지 않나요?"
   
그는 "제 연기가 잘하는 연기는 아니다"면서 "완벽한 배우가 하는 것보다 어설프지만 자연스럽고 재미있을 수 있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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