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4대강-개헌 빅딜' 두고 내부 갈등 폭발

2010-10-14 09:31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에서 4대강 특위와 개헌특위를 동시에 구성하자는 제안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반대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병수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게 제안한 '4대강-개헌 빅딜'과 관련해 "국가문제가 원내 대책회의의 자유적인 판단으로 빅딜하는 것은 권한남용이고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당헌 당규에 따르면 국가정책은 의원 총회의 의겨로가 초고위원회의의 의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더 큰 문제는 원내대책회의가 헌법을 국민들이 보이게 마치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 아니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국가운영의 기반인 헌법을 고치는 것은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가 먼저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개헌과 관련해 당원에게 의견을 물었던 기억이 제게는 없다. 국민적 합의를 무시하고 개헌을 추진하는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개헌문제는 오래전 부터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각종 설문조사 등을 벌였고 의총에서도 거론이 안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 때마다 대통령에대한 과도한 권력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 우위에 있었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의)시기적인 문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논의 자체를 거론하지 못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합의 내용이 밖으로 나온 것은 잘못이지만 여야간 협상과정에서 이런 저런 얘기는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논의 자체를 거래나 흥정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 역시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당내 개헌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 의원은 "국회에서도 개헌의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개헌을)빨리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개헌특위를 구성하려는 당내 입장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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