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지난 6일 체결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수입이 급증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대상 농식품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아주경제가 조사한 한ㆍEU FTA 협정문에 따르면 농업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는 품목은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맥아 및 맥주맥, 감자전분, 인삼, 설탕 등으로 밝혀졌다.

닭고기, 치즈, 버터, 보리, 옥수수, 복숭아, 딸기 등은 농업 세이프가드 발동 품목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이프가드 발동 대상에서 빠진 품목은 한ㆍEU FTA가 발효되고 유럽으로부터 수입이 단기간에 급증하더라도 수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결국 국내 농가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12년차부터 긴급수입제한조치가 없어지고, 맥아 및 맥주맥은 17년차부터, 사과는 25년차부터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협정이 체결됐다.

쇠고기의 경우는 한ㆍEU FTA 발효 1년차와 2년차는 수입물량이 9900t을 넘어야 최대 40%의 긴급수입제한조치 관세율을 매길 수 있다.

이후 3년차부터 16년차까지는 1만98~1만3062t으로 발동 기준을 점차 늘리게 돼 있다. 17년차부터는 쇠고기에 대해서도 긴급수입제한조치가 폐지된다.

긴급수입제한조치 관세율도 1년차에서 6년차까지는 최대 40%까지 적용되지만 7년차부터 11년차까지는 30%, 12년차부터 16년차까지는 24%로 낮아진다. 현재 유럽산 쇠고기는 광우병 병력 때문에 국내에 수입되지 않고 있다.

감자전분은 17년차에, 인삼은 20년차에, 설탕은 22년차에, 주정은 17년차에 긴급수입제한조치가 없어진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농업 긴급수입제한조치는 한ㆍEU FTA 발효에 대비, 일정 기간의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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