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IPO, 美 증시 투자자 사랑 '듬뿍'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해 들어 시들해졌던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기업공개(IPO)가 9월 달 들어 다시 투자자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얼마 전 보도했다.
지난 1일 뉴욕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 컨텐츠 공급 네트워크(CDN) 서비스 업체인 란쉰(藍汛 ChinaCache) 가 대표적인 예.
상장 당일 차이나캐쉬 주가는 장중 한 때 무려 두 배가 뛰면서 화려한 데뷔전을 선보였다. 이는 지난 2007년 9월 아데나헬스가 상장 당시 기록한 최대 오름폭인 97%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인터넷 시장 성장세의 수혜를 입은 덕분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란쉰은 1998년 설립된 중국 CDN 업체로 현재 중국 동종 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이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부동산 사이트 소우펀(搜房·Soufun) 역시 상장 첫날 주가가 73% 치솟았다. 중국 토종 패스트푸드업체 샹춘지 (鄕村基·Country Style Cooking)도 지난달 28일 상장하자 마자 주가가 공모가 대비 50% 뛰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 IPO 상승세를 몰아 이번 주에만 중국 신에너지 업체인 다취안(大全·Daqo)그룹과 교육 사업체인 환구천하(環球天下·Global Education & Technology Group)도 나스닥 상장을 대기하고 있다. 두 업체의 IPO 규모는 각각 1억 달러와 67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시스 가스킨스 IPO 데스크톱 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 미국 IPO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투자자들이 신규 발행 주식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며서 현재 미국 상장 대기 중인 기업 수가 3년 이래 최다”라고 덧붙였다.
BoA-메릴린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증시에 러시하고 있는 중국 기업은 3년 전 상장업체들과 차원이 다르다”며 “이들은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10대 기업 리스트(실적 기준)에서 중국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상장 이후 중국 기업 주가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샹춘지 주가가 상장 이래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오고 있는 반면 소우펀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지난 2009년에도 일부 중국 기업의 IPO가 미국 증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은 바 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업체 셩다(盛大) 주가가 공모가보다 20% 가까이 떨어지는 등 일부 주가는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중국 기업 주식이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일제히 상승하면서 상장 첫날 주가가 상승한다는 기대심리가 만연하다”며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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