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탈주민, 입국 조사 때 인권침해 심각”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북한이탈주민들이 입국 초기 조사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이 5일 통일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한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 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입국 초 조사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한 사전설명을 듣지 못했고, 조사 이유에 대한 설명을 못 들은 경우도 48%나 됐다.
또 조사기간 중 가족과 격리돼 독방생활을 한다는 설명을 못 들은 경우가 52.2%였고, 조사과정에서 폭언이나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한 경우도 14%나 됐다.
아울러 응답자의 92.2%는 독방생활 중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또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조사과정 중 TV시청은 물론, 신문·책 등을 볼 수 없었다고 답했고, 성경험 여부를 조사받은 여성탈북자의 80%가 남성조사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정착과정 중 생활형편을 묻는 질문엔 북한이탈주민의 66%가 ‘어렵다’(48%), ‘매우 어렵다’(18%) 라고 답했으며, 1인당 월평균수입을 묻는 질문엔 56%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최저생계비(50만4344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100만원 미만이 21%였고, 15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6%였다.
또 직업이나 직장을 구할 때 차별을 받냐는 물음엔 ‘매우 그렇다’(20%), ‘약간 그렇다’(43%)는 응답이 63%나 됐고, 소득 차별이 있다는 응답은 54%, 승진 차별이 있다는 응답은 33%였다.
김 의원은 “북한이탈주민은 입국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뿐만 아니라, 가난과 외로움, 편견과 이질감 속에 힘겨운 남한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며 “통일과정에서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이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5~30일 전국의 하나센터 30곳과 북한이탈주민 관련 단체를 통해 222명의 북한이탈주민을 상대로 실시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74.3%이며, 연령은 20~40대가 76%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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