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北유엔총회 연설, 6자회담 의제전환 의도"
2010-10-03 20:32
정부 고위당국자는 3일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관련, "평화협정을 핵협상에 선행하겠다는 것으로 6자회담 의제를 전환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기 위해 평화협정 맺자는 것에서 평화협정을 맺어야 핵협상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완전히 논리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박 부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제65차 유엔총회장에서 "미국의 항공모함이 한반도 주변을 돌아치는 한 핵 억지력을 포기못하고 오히려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은 평화협정을 먼저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비핵화를 위한 여건조성과 준비작업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6자회담이 평화협정 논의의 장이 된다면 북한은 핵을 움켜쥔 상태에서 협정을 맺는 것이라 북한으로선 엄청난 승리"라며 "우리는 비핵화 논의가 먼저 이뤄지고 나서 협상 끝에서야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총회는 1년에 한 번 국제사회에 내놓는 종합적인 구상"이라며 "특히 북한처럼 밖으로 말할 계기가 많지 않은 나라에서는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박 부상의 연설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당국자는 또 "최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제의 등 여러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그리 선한 의중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군사실무회담에서처럼 본질적인 문제에서는 별로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북한은 미국과 접촉을 원한다는 인상이지만 남북관계의 진전이 6자회담 재개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러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한 후 여러번 합의를 이뤘고 중국도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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