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오바마 재선 조직가로 변신하나
2010-10-03 11:25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최측근 참모들이 오는 2012년 대선의 재선 캠페인을 위한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이다.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선임 고문이 내년초 시카고로 돌아가 재선 캠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는 방안까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2일 팀 케인 민주당 전국위 의장이 내년 각료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기스브 대변인이 옮기는 방안이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 전국위는 선거를 책임지는 전국조직으로, 기브스 대변인이 전국위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곧 전국위를 2012년 대선을 위한 조직으로 본격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 의원시절부터 보좌한 측근 참모인데다, `당파성'에다 `전투성'을 겸비하고 있어 그를 전국위의 `얼굴'로 포진시키는 것은 민주당 조직을 대선을 위해 공세적으로 조직화하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스브 대변인은 엑설로드 선임 고문이 물러날 경우, 그 자리로 자리를 옮겨 백악관을 계속 지키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어서 그의 전국위 의장 이동 시나리오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악관 선임 고문 자리에는 2008년 대선을 총지휘한 데이비드 플러프가 맡을 수도 있어, 이 경우 백악관은 플러프가 챙기고, 기브스 대변인이 전국위로 옮겨 오바마 '이너 서클'의 당 장악력을 높이는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기브스 대변인이 당 전국위 의장을 맡을 경우 조직을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한때 '프로페셔널 좌파'라고 지칭하며 자신이 비판했단 당내 진보.좌파 그룹들을 포용하고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기자들과도 얘기하기 싫어하는 기브스가 `프로페셔널 좌파'와 화해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브스가 보여준 그간의 격정적인 태도들은 백악관 내부에서 조율된 전략적 측면도 있었던 만큼 새로운 역할에서는 새로운 면을 보여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내부에서는 기브스 대변인을 전국위 의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놓고 '에드 길레스피 모델'이라고 불리면서 실체를 갖고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에드 길레스피는 지난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운동 당시 공화당 전국위 의장으로 대선 캠페인을 책임진 후 이후 백악관 공보담당 고문을 맡았던 인물로, 조직과 공보 역량을 겸비한 참모였다.
실제 기브스 대변인의 민주당 전국위 의장 이동의 현실화 여부와 상관없이, 이 같은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백악관의 시선이 이미 2012년 대선을 향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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