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총리 "WTO 가입조건 다 수용 못해"
러시아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지는 모든 의무와 제한규정을 이 기구에 가입한 뒤에야 받아들일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30일 밝혔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 러시아판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WTO 가입 과정이 영원히 지속될 수도 있다"며 "그러면 우리는 이 기구의 정식회원국이 누리는 이권을 향유하지도 못하고 제한규정만을 계속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총리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조건을 수용해 WTO 가입에 필요한 법률 개편을 끝내기로 합의한 최종 시한인 30일에 맞춰 나온 것으로, 협상 당사국인 미국과 유럽국가들에 가입 조건의 수위를 낮춰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하루 전 러시아 연방회의(상원)는 미국이 요구해온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민법 조항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러시아가 등한시해온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 개편안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서명하는 대로 발효된다.
WTO 가입을 위한 러시아 협상팀의 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알렉세이 포르탄스키는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또다른 협상 파트너인 유럽연합(EU)과의 이견도 남아있다"며 가입 협상이이 순탄치 않음을 내비쳤다.
러시아는 올 연말까지 WTO 가입을 목표로 미국, EU 국가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