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백,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단독 참가
다양한 매체로 작업해 온 미디어아트 작가 이용백(44)이 내년 6월4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막하는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단독 참가한다.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인 윤재갑씨는 1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백을 한국관 작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95년 한국관 운영이 시작된 이후 그룹전 형태가 아닌 단독참가는 2007년 조각가 이형구, 지난해 양혜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커미셔너는 "스스로가 책임을 가지고 뚜렷하게 작업하는 작가 중에서 기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참여하지 않은 작가를 고르다보니 이용백 작가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용백은 또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술이 가진 정서적인 힘을 가장 잘 잡아내는 작가"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화이트큐브가 아닌 유리벽으로 돼 있는 한국관의 구조나 비엔날레의 전략적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영상부터 설치, 페인팅, 조각까지 다양한 매체로 전시가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백은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큰 행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작가로서 자기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며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출품 작품에 대해 "최근 2~3년간 여러 전시와 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검증받거나 호응이 좋았던 작품들을 업그레이드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한국관이 미술 전시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다음주쯤 현장에 가서 공간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한 이후 작품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백은 홍익대 서양화과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국내외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영상과 설치, 조각, 회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존재와 종교, 사회, 정치 등 폭넓은 문제들을 다뤄왔다.
예수를 무릎 위에 놓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과 철 조각으로 표현한 '피에타', 화려한 인조 꽃들로 채워진 공간에서 인조 꽃으로 위장한 군인들이 전진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물과 사진 '엔젤 솔저', 관람객이 화면 앞에 서면 강렬한 파열음과 함께 거울이 깨지는 듯한 이미지를 만드는 미디어 설치 작품 '미러' 등이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