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스위스銀 자국민 비밀계좌 1700개 조사
스위스 은행에 캐나다인 명의로 개설된 비밀계좌 1천700여 개에 대해 캐나다 당국이 본격 조사에 나섰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30일 HSBC은행 제네바 지점에 캐나다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비밀계좌 1천700여 개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퍼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이들 비밀계좌가 탈세에 이용됐다며 정부의 조사 여부를 추궁한 야당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고 CBC방송이 전했다.
하퍼 총리는 "조세 회피를 위해 비밀 스위스 은행을 이용하는 캐나다인들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법의 잣대를 동원해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인들의 비밀계좌는 지난 해 HSBC 제네바 지점의 전산부서 직원 에르베 팔시아니가 빼내 프랑스 수사당국에 전달한 고객 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며, 프랑스 검찰은 최근 이를 캐나다 정부에 넘겨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글로브 앤 메일 지와 CBC방송이 벌인 공동취재에서 밝혀졌으며 두 매체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공개됐다.
당시 프랑스 검찰은 총 8만여 개의 계좌 명단을 국적별로 분류해 프랑스 당국과 이탈리아 등 해당국가 정부에 통보했다.
계좌 당 예금액은 최소 미화 50만 달러였으며, 이 과정에서 프랑스와 스위스가 거센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명단의 미국인 계좌는 캐나다인보다 적은 1천600여 개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밝혀진 캐나다인 명의 계좌는 경제수준이나 인구규모가 더 큰 다른 나라 국적의 계좌보다 더 많은 규모인 것으로 분석됐다.
캐나다 국세청은 이날 "해외계좌를 활용 중인 개인별 명단을 전달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명단을 사안별로 분석, 캐나다 국민에게 돌려줄 돈을 환수하기 위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지난 해 은닉자산을 찾아내 미징수 국세 10억 달러를 환수했으며, 올 회계연도 개시 5개월 간 환수된 세금이 이미 이 수준을 넘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