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고금리 2금융권 집중 심화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금융당국이 예금은행의 대출을 옥죄면서 가계대출의 제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연중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서 고금리 2금융권 대출이 늘고 있어 가계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총 대출(판매신용 제외) 잔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711조6140억원으로 지난 3월 말의 696조5610억원에 비해 2.16%(15조530억원) 상승했다.
이중 비은행예금기관과 기타금융기관 등 2금융권이 취급한 가계대출은 149조2463억원으로 지난 3월 말보다 5조2670억원(3.66%) 늘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10%에서 41.14%로 확대됐다. 이는 카드대란 여파로 가계신용이 급증하던 지난 2003년 2분기의 41.20%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이다.
이 비중은 지난해 1분기 말 39.46%에서 2분기 39.48%, 3분기 40.05%, 4분기 40.82% 등으로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2금융권 대출이 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예대율 규제 등 금융기관 건전성 강화 조치를 취하며 은행의 대출 창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은행의 강화된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2금융권 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당국의 각종 대출 억제책으로 은행이 대출을 줄이며 수요가 은행 이외의 곳으로 많이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예대율 규제가 도입된 지난해 11월 137조6602억원에서 올 7월 151조479억원 9.73%(13조3877억원)이나 불어났다.
이 기간 예금은행은 409조474억원에서 420조3641억원으로 11조3167억원(2.7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가계대출 중 상당 부분이 생계형 자금이라는 것이다. 소득 감소로 대출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서민이 2금융권의 높은 금리를 감내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8월 말 현재 0.7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정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 때문에 가계 대출 수요를 제2금융권으로 몰았다"며 "이 때문에 차환대출 수요가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