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재정적자 문제, 노동당서도 쟁점화 조짐

2010-09-28 10:29

영국 노동당 에드 밀리반드 신임 당수가 재정적자 축소에 신중한 입장을 시사한 데 대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제기되는 등 재정적자 축소문제가 노동당 내부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리스테어 달링 전 재무장관은 27일 노동당 회의에서 밀리반드 당수를 겨냥, 현실적이고도 신뢰할 만한 재정적자 축소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선거에서 또 다시 패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노조의 지지로 당권을 장악한 좌파 성향의 밀리반드 당수가 보수당 연정의 대대적인 재정적자 감축으로 대규모 실직사태를 우려하는 노조를 의식, 재정적자 축소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경고여서 주목된다.

달링 전 장관은 "국민들은 재정적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데도 이를 거부하면 솔직히 귀를 기울이지 않고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차기선거에서)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정적자 감축안은 일반 국민들에게 현실적이고 신뢰할 만한 방안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노동당은 영국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달링 전 장관은 영국의 기록적인 재정적자를 4년만에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며, 밀리반드는 은행세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2015년 차기선거때까지 재정지출 삭감을 통해 GDP(국내총생산)의 11%에 해당하는 재정적자를 대부분 해소하는 내용의 보다 강도높은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영국 노조들은 밀리반드의 당권 장악이 보수당 연정의 재정적자 감축에 반대하는 투쟁에 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노조 측은 보수당 연정이 대대적인 재정적자 삭감에 나설 경우 대규모 해고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연대 파업을 경고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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