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변인, 삼겹살로 `상생 만찬' 가져

2010-09-27 21:23

여야 대변인이 27일 18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상생 방안을 모색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삼결살집에서 여야 출입기자들과 함께 소주를 곁들인 만찬을 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상대 정당에 대한 공격수 역할을 맡은 여야 대변인이 이처럼 국회 밖에서 따로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17대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한나라당 이계진.나경원 대변인과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지만 18대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불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두 대변인은 서로에게 "언론인(안형환) 출신답게 핵심을 찌르는 논평을 한다", "법조인(전현희) 출신답게 정확한 지적을 한다"는 덕담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술잔이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이내 가벼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전 대변인이 최근 채소값 폭등을 언급하며 "4대강 사업으로 채소 경작지가 많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이 결코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 계기였다.

이에 안 대변인은 서민물가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4대강 예산은 8,9조원 정도로, 이것 때문에 서민복지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정치는 격조가 있어야 하는데 대변인들이 너무 거친 표현을 써서 좀 각박해진 감이 있다"고 말했고, 전 대변인은 "인신공격성 발언은 삼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야당 대변인이 하는 논평이 다소 귀에 거슬릴 수도 있지만 통 크 게 받아들이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여당의 역할"이라고 맞섰다.

이에 안 대변인은 다시 "언제든지 매를 맞을 각오가 돼 있지만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매를 때리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응수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두 사람의 설전은 기자들과 술잔을 기울이기 위해 각자 자리를 가면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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