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장례식에 `北남편' 참여케 해달라"
2010-09-26 21:28
최근 사망한 빨치산 출신 여성 비전향 장기수의 장례위원회 측에서 북측에 있는 비전향 장기수 출신 남편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비전향 장기수 출신인 박선애씨는 25일 새벽 향년 84세의 나이로 동국대일산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박씨의 남편은 같은 비전향 장기수 출신으로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북송된 윤희보(93)씨다.
장기수 및 통일운동 단체들로 구성된 박씨의 장례위원회는 남편 윤씨가 오는 28일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26일 통일부에 협조요청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협조 공문을 받았으며,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라며 "곧 정부 입장을 장례위원회 측에 공식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조요청이 거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 인사에 대해 먼저 방남 요청을 한 경우는 거의 없고, 북측에서 방남 신청이 오면 검토하는 것이 관례"라며 "더구나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북측에 특정 인사의 방남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통해서도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에 남편 윤씨가 장례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927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박씨는 빨치산 출신의 비전향 장기수로 1951년 포로수용소에 끌려가 1965년 만기출소했다.
박씨는 1968년 같은 비전향 장기수였던 윤씨와 결혼했지만 1975년 사회안전법 발효로 남편과 함께 재수감돼 박씨는 1979년, 윤씨는 1989년 각각 출소했다. 박씨와 윤씨 사이에 태어난 딸이 빈소를 지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8시 동국대일산병원에서, 노제는 같은 날 오전 9시 임진각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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