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파문' 유엔 외교 무대에도 불똥

2010-09-14 07:55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딸 특채 파문으로 사퇴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파문이 유엔 외교무대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제65차 유엔 총회 한국측 대표로 외교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신각수 제1차관을 파견할 예정이다.

유엔 총회는 `세계 최고.최대 외교의 장(場)'으로 불린다.

이 기간(올해의 경우 20-26일) 각국 대표의 기조 연설 외에도 100여개국 정상급 인사 및 192개 대부분 회원국들의 외교부 수장이 참석해 막전 막후 양자 접촉을 통해 각국의 이해를 절충하고 국가간 친선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유엔 총회를 G20 홍보 무대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었다.

또한 한·미, 한·중, 한·일, 한·러, 한·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담 등을 통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과 관련된 진전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유 장관의 사퇴로 신 차관이 대행 자격으로 참여하면서 상당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우선 한국 정부 대표의 기조연설이 후순위로 밀렸다.

20일부터 시작되는 각국 정부 대표의 기조연설은 국가 원수, 정부 수반, 외교 장관 등의 서열에 따라 순서가 배분되지만, 한국측 대표는 `대행(acting)'이기 때문에 토요일인 25일로 미뤄졌다. 거의 맨 뒷순위다.

외교부는 이번 총회 최대 이슈가 될 `새천년 개발 목표 정상회의'에 격을 맞추기 위해 유엔 총회 의장을 역임한 한승수 전 총리를 대통령 특사라는 이름으로 투입했을 정도다.

이와 함께 양자외교도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

유엔 대표부의 한 외교관은 13일 "과거 해 왔던 것 처럼 주요 주변국 및 EU 등과의 양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상대국 측에서 대부분 거절하는 분위기"라면서 "한.미 회담이라도 성사시키려고 하는데 이 마저도 아직 응답이 없다"고 말했다.

신 장관직무대행은 22일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와 23일 `민주주의공동체 외교장관회의’, 23일 `군축회의(CD) 활성화 및 다자군축협상 진전 고위급회의' 등 의례적인 다자회의 참석 일정만 잡혀 있다.

또 다른 외교 관계자는 "`대행'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양자 외교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양자 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 장관 사안을 포함해 일부 문제가 있는 인사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외교관들은 국가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이 장기화 되면서 국가 외교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외교관들의 사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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