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차 현력사 동반성장 할 것"

2010-09-13 18:24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대기업 총수들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각각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 성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2, 3차 협력업체를 포함해서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 동반성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 대기업이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지난 30년간 협력업체를 챙겨 왔는데 협력업체 단계가 2차 3차로 복잡해지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나아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하는 것은 대기업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데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늘 조찬에 모인 대기업 총수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업체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과학증진 경쟁력을 포함하며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납품업체를 직접 돌아봤다. 서류나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서 중소기업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협력회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룹 계열사라 생각하고 관리하겠다”면서 “직접 방문해 보니 우리 직원들보다 더 애사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현대중공업이 잘되는 것이 협력업체가 잘되는 것이고, 협력업체가 잘 되는 것이 현대중공업이 잘되는 길이다, 이렇게 이념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고 말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1차, 2차, 3차로 확대해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가지겠다”면서 “10년 전부터 우리가 조선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실적이 없는 업체라도 엄격한 품질 심사를 통해 납품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우수업체들에 대해서 해외 파트너 물색과 해외 기술연수를 지원하겠다” 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교육기회 제공과 공동기술 개발에 더 주력하겠다”며 “기존에 했던 상생 인턴십 제도를 보완해 계속 중소기업에 효과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중소기업들이 미래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면서도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향후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LG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능한 중소기업을 참여시켜 기술파트너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현재 60% 수준인 LCD 생산라인의 국산화율을 80%로 높이겠다” 고 부연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대중소기업간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신뢰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석채 KT 대표는 “수많은 맹세와 서약에도 불구하고 왜 그동안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이 잘 안 될까 생각을 하고, 기업현장에 와서 보니 문제점을 알았다”면서 “실무진들이 오랜 기간 갑을문화에 젖어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혹시 위험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상생과 협력 방안 지원을 위해 그룹 회장 직속으로 상생운영지원팀을 시작했고, 자회사는 사장 직속의 상생협력추진팀을 운영 중에 있는데, 더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GS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국내 시장과 판로를 개척하도록 도와줄 것”이이라며 “국내 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이 해외에서 판매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투자 및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계총수들과 함께 조찬간담회 참석한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30대 그룹이 중소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위해 올해 3조783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환경은 개별 기업 차원의 경쟁을 넘어 협력업체를 포함한 네트워크간 경쟁으로 전개 중"이라면서 "완제품의 경쟁력은 수많은 기업의 협업에 의해 결정되므로 기업간 유기적 협력은 이미 생존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협력사 지원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경영애로 해소를 위한 자금지원 중심으로 돼 있어, 자생력 강화 차원의 기술개발 지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의미다.

또 1차 협력사 중심의 지원으로 2·3차까지 협력 확산이 미흡하다고 인정했다. 자연스레 상생협력에서 동반성장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모기업과 협력업체간의 동반성장 모델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이날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모임에서 새로운 과제로 남겨졌다.

이날 재계 총수들은 모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기존 실무부서 차원의 협력을 전사적 차원으로 확대하기로 화답했다.

협력사의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기술 및 인력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한 거래 문화를 2·3차까지 확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재계는 오는 1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동방성장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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