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입 명문고, 아시아 이민자 자녀 장악
2010-09-13 09:27
호주의 주요 대학입시 명문고교 재학생 가운데 대부분은 비(非)영어권 아시아계 이민자 자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고교 가운데 대입에서 10여년째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시드니시내 제임스루스농고의 경우 전체 재학생 가운데 무려 95.2%가 중국 등 비영어권 아시아계 이민자 자녀들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3일 전했다.
제임스루스농고는 시드니대, 뉴사우스웨일스대 등 호주 명문 대학에 매년 가장 많은 학생들을 보내는 최고의 입시 명문고로 손꼽히고 있다.
중.고교 6년 과정의 이 학교 입학을 위해 중국, 인도, 베트남, 한국 등 주로 아시아계 학무모들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자녀들에게 입시 준비를 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입시 명문고로 통하는 10개 고교 가운데 대부분은 재학생 가운데 비영어권 이민자 자녀 비율이 8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명문대 진학률 2~3위를 유지하고 있는 시드니시내 보컴힐스고교의 비영어권 이민자 자녀 비율이 87.6%에 달했으며 이어 노스시드니여고는 87.9%, 세인트조지여고는 85.8%에 각각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입시 명문고는 호주 연방정부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든 학교로 '실렉티브스쿨(Selective School)'로 분류되고 있으며 영주권 및 시민권 소지자들만 진학할 수 있다.
출신국가별로는 중국계가 이들 학교에 가장 많은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이민자 자녀들은 지난해 이들 학교에 1천242명이 진학해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계와 한국계 자녀들도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나쉬대 인구도시연구소 밥 비렐 교수는 "이들 입시 명문고 재학생들은 주로 소득이 중상위권인 아시아계 이민자 자녀들"이라며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대학 졸업후 전문직을 갖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비렐 교수는 "만일 주정부가 '동등한 기회 제공'이라는 취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들 입시 명문고 진학은 점점 특정한 지역이나 출신 배경에 좌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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