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美 내수-수출 기업 실적 양극화 뚜렷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기업가에 내수기업은 고전하고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호황을 누리는 양극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기업 가운데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10개 기업의 매출은 내년에 평균 8.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내수에 치중하는 10개 기업은 같은 기간 매출이 1.6%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코카콜라 중국법인 웹사이트 캡처 화면 |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은 1%대에 그쳐 2007년 정점을 크게 밑돌았지만 같은 기간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GDP는 2008년 고점을 이미 넘어섰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중국은 9.8%, 인도 8.3%, 브라질은 7.5%의 성장률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의 경우 아직은 미국을 가장 큰 시장으로 두고 있지만 1920년대 해외에 진출한 이래 지속적으로 해외매출 비중을 늘려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해외시장에 거둬들였으며 향후 10년간 신흥시장에 270억 달러를 투자해 해외매출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다.
동종 업체인 닥터페퍼스내플그룹은 코카콜라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9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 경제의 부침에 따라 실적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제임스 트레빌콕 닥터페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미국에서 현금은 씨가 말라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른 매출 감소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페퍼는 씀씀이를 줄인 미국인들의 소비취향을 고려해 제품 용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고 포장과 마케팅에 변화를 줬지만 여전히 소비진작에 애를 먹고 있다.
WSJ는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의 실적 양극화는 고용불안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아예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외국 기업과 합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앤 해리슨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의 해외확장은 미국 고용시장에서 생산라인과 같은 일상적인 일자리 창출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며 "동시에 연구개발(R&D) 부문처럼 상대적으로 해외 이전이 어려운 일자리는 혜택을 누리는 고용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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