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병원 독자진출 허용할 듯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외국계 병원도 중국 의료시장에 독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중국 21세기 경제보도는 중국 정부가 조만간 외국계 병원의 중국 의료시장 독자 진출을 허용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이번 정책이 공식 발표되면 전문가들은 중국 의료 분야에서도 시장화가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병원 내 의료와 경영권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을 제기했다.
일단 외국계 병원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부유층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는 고급 의료 수요가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고급 의료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향후 중국 고급 의료시장 잠재 수요규모는 연간 30~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차이장난(蔡江南)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 경제학 객원교수는 “기초의료는 정부가 맡고 고급 의료시장은 전면 개방해야 한다”면서 “이번 개혁방안도 여기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향후 외국계 기업이 독자적으로 병원을 설립하면 중국 병원과 협력 중 발생하는 문제점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 동안 외국계 병원은 합작 혹은 합자 형태로 중국 의료시장에 진출해 왔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의 중국 의료시장 진출은 애로점이 많았다. 특히 90% 이상이 공립병원인 중국 의료시장에서 협력과정은 더욱 순탄치 못했다.
쉬샹쥔(徐向軍) 아메리칸 퍼시픽 메디컬 그룹 CEO는 “중국 공립병원과 협력 중 난항을 겪었다”며 “중국 정부가 비록 1% 지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100% 발언권을 가지는 게 중국 병원의 현실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방안이 과연 의료 시장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국 공립병원의 의료와 경영권 분리가 우선되어야만 중국 의료시장 개혁이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정책·세무·의료보험 등 분야에서 사립병원이 차별받고 있는 것도 병원 설립의 걸림돌이다.
독일 퀼른대학 병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중국 의료시장 진출을 모색했다”며 “그러나 시장 개방도·경영방식·복리후생·의료보험 제도 등을 골고루 따져봤을 때 외국계 자본의 독자적 병원 설립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