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멀어진 1800고지
2010-09-07 16:28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연나흘 급등하며 18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던 코스피가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반등에 따른 피로와 함께 선물ㆍ옵션 동시 만기일인 쿼드러플 위칭데이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등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확산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쿼드러플 위칭데이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과 같은 내부적인 요인 외에도 유럽 국가에서 다시 재정 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낙관하긴 이르다고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4.68포인트(0.26%) 내린 1787.74을 기록, 5거래일 만에 하락반전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미국 고용지표를 비롯한 경제지표들이 투자자에 안도감을 주면서 4거래일 동안 2.85%나 급등했다. 또, 오바마 정부의 추가적인 고용시장 개선 정책 발표 역시 기대감을 키웠다.
덕분에 뉴욕증시는 노동절로 휴장한 전일을 제외하고 이달들어 3거래일 동안 4.32%나 급등했다. 영국 FTSE100 지수(4.09%), 독일 DAX 지수(3.87%), 프랑스 CAC40 지수(5.55%) 등 유럽지수도 이달 들어 큰 폭 상승했다.
더블딥 가능성으로 낙폭을 키우던 글로벌 증시가 불과 2주만에 완전히 탈바꿈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상승을 대세 상승기 초입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정부보단 민간 부문 경기가 되살아나야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일부 유럽 국가에서 다시 재정 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수의 1800선 안착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일 유럽시장에선 기업들이 유럽 은행권에 대한 재무건전성 테스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유럽 재정위기 불씨가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이 탓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에 비해 5.60원 오른 1176.80원을 나타냈다. 유로화가 급격히 레벨을 낮추면서 유럽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가 환율 상승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의 위험회피성향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날 기관과 개인이 각각 1390억원, 34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228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도 유지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제가 회생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에 유로발 재정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코스피 1800선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수의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더블딥라는 극한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미 증시가 반등국면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거시경제 지표는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1800이라는 마디지수를 넘어선다 해도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체로 약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81%, 대만 가권지수는 0.08% 각각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도 0.01%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12% 떨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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