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불법사찰 의혹' 수면 아래로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한나라당 내 불법사찰 논란이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특히 불법사찰 피해자로 거론돼 온 정두언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사찰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당 지도부 및 중진들의 제안을 일단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최고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법을 찾겠다고 하니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상득 의원 실명 거론 등으로 시작된 당내 갈등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또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정 최고위원측과 이 의원 간의 중재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어제부터 중재를 했고,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자제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불법사찰에 대해 적극적이던 남경필.정태근 의원도 이날 오전 예정됐던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취소했다. 남 의원은 "어제 저녁 당 지도부로부터 인터뷰 자제 요청이 있었고, 현재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 태풍 피해 등을 감안해 협조 차원에서 (인터뷰를) 철회했다"고 말했고, 정 의원은 "태풍 피해를 생각해 취소했다. 그러나 불법사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당사자들은 증거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는 원희룡 사무총장의 라디오 인터뷰에서의 언급에 정 최고위원이 "근거없이 의혹을 제기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고, 이에 원 사무총장은 "같은 당 지도자끼리 충분히 얘기해서 바로잡아 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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