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차현정 기자) 한나라당이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강성종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소집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1일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 172명의 이름으로 본회의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당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현행 국회법은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땐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 의원은 자신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신흥학원의 학교 교비와 국고보조금 등에서 무려 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현재 검찰로부터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있는 상태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인정받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 발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 13일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국회는 이날 오후 정기국회 개회식과 함께 진행된 본회의에 이를 보고했다.

현행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 처리해야 하며, 이 시한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때문에 강 의원 체포동의안의 처리시한은 오는 4일 오후가 된다.

한나라당은 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더 이상의 ‘방탄 국회’는 없다”며 적법 절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 이군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등 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해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내일(2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 강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박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등이 낙마한데 대한 ‘분풀이’를 하려는 게 아니냐”며 동의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MBN과의 인터뷰에서 “강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수사가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야 입장과는 별개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지난 2000년 이후 본회의에 올라온 18건의 체포동의안 가운데 표결에 부쳐진 8건은 무기명 투표임에도 모두 부결됐다.

한편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만약 강 의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점이 있다면 법률적 절차를 통해 소명하고 그에 따른 처분을 구하면 된다”며 “스스로 검찰에 자진 출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s4174@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