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과 28일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임금체불에 항의하는 집단농성을 벌였다. 실제로 인천공항의 일부 환경미화원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환경미화원들이 임금 수억원을 받지 못해 집단 농성을 벌이는 등 '세계 1위 공항'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세계에 자랑할 만큼 깨끗한 공항을 유지시키는 이면에는 저임금에 고통 받고, 그나마 체불되는 환경미화 용역직원들이 있었던 것이다. 

24일 공공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환경미화 담당을 위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하청을 받은 '수도권종합개발'은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약 10억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급 이외에 시간외 근무수당, 야간 및 휴일 근무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하청업체가 개별 근로계약서를 전부 수거해 보관하고, 각종 수당 편법지급에 관한 합의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 불법적인 행위를 계속하고 있지만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는 인천공항공사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환경미화원들은 지난 6월 27일과 28일 체불임금 지급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이에 따라 수도권종합개발 측은 당시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키로 합의했으나 이후 체불임금과 인상에 합의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사측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간의 임금청구권 포기 내용을 담은 개별 합의서 작성을 종용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시간외 수당 등 추가 임금은 지불하지 않고 올해 3월부터의 추가 임금만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의 신철 조직국장은 "개별 근로계약서를 사측이 다 회수해간 상황에서 급여명세서에 기본급이 명시돼 있으면 이에 따른 시간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도권종합개발 측은 일부 환경미화원들에게는 근무수당을 기본급에 맞춰 제대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세척조 35명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간 총 22시간의 연장근무를 하면서 기본급 133만원에 따른 연장근로수당을 시간당 6364원씩 받았다. 

반면 환경미화 야간조는 같은 기간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4000원에도 못 미치는 시간당 3751원 만을 받고 일해 왔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수도권종합개발이 총 550명의 환경미화원 중 이미 120명 정도와 합의를 끝내고 추가 임금을 지불했다"며 "포괄임금 측면에서 임금은 제대로 지급됐으나 기본급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책임이 있어 추가 임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xixilif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