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사 순익 124%↑…업종별 양극화 우려

2010-08-17 15:34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올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상장사가 지난해 4개사에서 6개사로 증가하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

다만 전분기인 건설업황 부진으로 올해 1분기 대비 실적 증가세는 주춤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 양극화가 심해진 셈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65개사를 분석해 발표한 '2010년 상반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392조520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11% 늘었고, 영업이익은 33조1174억원으로 79.66% 늘었다.

특히 순이익은 30조9374억원으로 무려 124.22% 급증했다.

ITㆍ자동차의 수출호조와 설비투자 증가로 전기전자, 운수창고, 기계업종이 흑자 전환하는 등 대부분 업종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도 포스코,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신한지주, SK텔레콤 등 모두 6개사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상반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기업은 8개사였다.

포스코는 3조283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504% 증가율로 1조클럽에 재입성했다. 하이닉스도 873억원 영업적자에서 1조7788억원 흑자로 괄목할 만한 턴어라운드를 과시했다.

현대차, 신한지주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93.09%, 148.34% 증가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이 63% 증가한 1조6566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다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할 때 2분기 순이익은 19.10%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8.99%에서 6.84% 떨어졌다.

주택건설 경기 침체로 공공부문 발주물량이 감소하면서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대손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2분기 금융업의 순익은 1조1882억원으로 1분기(3조2531억원)의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건설업순익도 1조1558억원에서 258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이 실적개선폭을 대폭 확대한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업종별 실적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국제회계기준(IFRS)을 조기적용한 32개사와 분할, 합병 등으로 실적 비교가 불가능한 법인 등 74개사가 분석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분석작업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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