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박근혜, 민주주의 개념·사고 유연성 부족”

2010-08-04 09:01
“국가 지도자 덕목 10개 중 7개 훌륭하나 다른 부분은 감춰져”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 파장이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는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는) 국가 지도자 덕목 10개 중 7개 정도는 아주 출중하고 훌륭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투철한 애국심, 엄격한 행동규범, 품위, 약속을 생명처럼 지키려는 자세, 공부하려는 자세, 좋은 머리, 서민들에 대한 보상심리 등이 아주 충만하고 다 좋다”고 박 전 대표를 평한 뒤 “다 좋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감춰져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것(부족한 점)을 고쳐야 한다고 충정으로 말했는데, 박 전 대표를 군주처럼 모시려는 못난 사람들은 ‘주군한테 건방지게…’라는 식의 반응”이라며 “민주주의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일부 친박(親朴)계 의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거기서 안 알아주니까, 이 결정적 문제를 고쳐 박 전 대표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을 이제 거의 소진해 버렸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표 재임시 당 사무총장을 지내며 그를 보좌한데다 지난 17대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는 당내 친박계의 ‘좌장’으로까지 불렸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 처리 문제를 두고 친이(親李)-친박 간 계파 갈등이 확산된 올 2월 원안의 ‘9부 2처 2청’ 이전 대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독립기관을 세종시로 내려 보내는 ‘절충안’을 제시했다가 원안 고수를 주장한 박 전 대표와 충돌하면서 정치적 결별설까지 나온 바 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감에 대해 “민주주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으며, 광복절 전후로 예상되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해선 “현실 정치는 뭔가 주고받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는 탕평 인사 등 뭔가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그걸 안 하면 현실정치가 아니다”고 주문했다.

ys4174@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