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자들, '럭셔리시장' 휩쓸어

2010-07-30 14:4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구미 시장의 소비자가 금융위기로 지갑을 닫을 때 중국인들은 중국 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소비 주역으로 떠올랐다.

작년 한 해 중국 사치품 소비시장 규모는 86억 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25% 더 증가해 12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 80% 이상이 중국에 둥지를 틀고 중국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명품 매니저 등과 같은 직업은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인기 업종으로 떠올랐다.

중국 국내 시장뿐만이 아니다. 현재 해외 사치품 시장에서도 중국인은 주요 고객 중 하나로 떠올랐다..

중국 초상은행(招商銀行)은 ‘신용카드 소비보고서’에서 VVIP 고객에게 지급되는 ‘백금카드’소지자들의 해외카드 사용빈도가 지난 2년간 40%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용액의 43%가 해외 명품 백화점에서 결제된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덧붙였다.

얼마 전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최근 런던 부동산 중개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인 큰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풍수(風水)학’을 공부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부동산 매니저로 일하는 앤드류 뷰캐너 씨는 “중국인들은 주택을 구매할 때도 숫자’4’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풍수사상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400만 파운드(74억 가량)에 달하는 주택 구매하기로 계약한 중국인부부는 풍수사상가의 말만 듣고 계약을 단칼에 물러버린 적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특히 중국인들의 씀씀이는 해외 명품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영국 런던 시내 명품 숍이 밀집해있는 본드 스트리트에서 중국인들은 러시아와 아랍 갑부에 이어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파 이스트(Far East) 사치품시장 전문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가처분소득 증가, 환율효과 등으로 중국 갑부들이 런던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이미 러시아 사람들을 뛰어넘었다”며 “루이비통, 롤렉스 등 최고가 명품브랜드가 주요 사냥타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후룬바이푸(胡潤百富)는 얼마 전 재산이 1000만 위안(16억5000만원 가량)이상인 부자가 2009년 말 기준으로 87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6.1% 늘어났다고 밝혔다.

1억 위안(165억원 가량) 이상인 억만장자도 7.8% 증가한 5만5000명에 달했다.평균 연령도 39세로 비교적 낮으며 1인당 평균 3대 차량, 4.4개의 명품시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해외 명품 구매대행 업체도 최근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리서치는 중국 온라인 쇼핑 고객 중 온라인 해외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명품을 구매해 본 적이 있는 소비자는 무려 2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정부는 해외 명품구매열풍을 중국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오는 9월1일부터 해외 배송물품에 대해 대폭 축소된 면세한도액을 적용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면세한도액을 기존의 500위안(홍콩 마카오 대만 기준), 400위안(기타 지역)에서 50위안으로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aeins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