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중요성...국민 공감대 필요

2010-07-30 09:42
농식품부, 농어촌대표자회의...지역 산업 가능성 확인 생산.가공 등 복합산업 발전...中.日 시장 공략 나서야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농어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9일 '농어촌 재발견, 미래와 약속'이라는 주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2010년 농어촌 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농어촌 대표자 회의는 농어촌의 변화를 주도하는 지역 리더들의 성공 경험, 지식,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해 농어촌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엔 마을이장ㆍ사무장, 농어촌기업체 대표, 여성농업인 등 지역의 대표적 리더와 함께 전문직 종사자, 오피니언 리더, 학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 400여명이 참석해 농어촌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산ㆍ학ㆍ연 오디뽕클러스터'를 운영해 사업을 이끌어나갈 지역리더를 양성하고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거둔 사례를 발표했다.

지역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전북 부안을 꼽았다. '입는 뽕' 재배에서 과실과 음료를 만드는 '먹는 뽕'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해 지역 소득증대를 이뤘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부안은 뽕 관련 사업으로 지난 2005년 45개의 농가에서 60ha의 뽕을 생산,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오디뽕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지난해 848개의 농가에서 뽕 360ha를 생산, 8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농어촌대표자회의 패널로 참여한 박종길 여수 적금마을 어업공동체위원장은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어촌계를 조직화하고 기업경영방식을 도입함으로써 2005년 6억5000만원이던 수익을 2009년에는 4배 정도 높은 26억3000만원으로 올렸다"는 내용의 사례를 발표했다.

농어촌 여성계 대표로 참석한 조재숙 '뽕나무 먹은 횡성한우' 대표는 "뽕잎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뽕나무를 한우에게 먹였더니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도 건강하고 육질 좋은 한우를 생산, 판매해 높은 소득을 올렸다"며 "농업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해 접목한다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13년 전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양평군 양수리에 귀촌한 정경섭 양수리 녹색농촌체험마을 위원장은 "과수원, 펜션,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대기업 임원 시절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어 "농촌에서 체험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도개선과 농업인 스스로 도전정신과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본인에게는 농업인(farmer)이 아닌 농기업가(enterprenuer)로 불러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2010 농어촌 대표자회의'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농수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으니 농어촌 대표자들이 농수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변화의 중심에 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당부는 워낭소리나 뱃고동 소리만 울리던 농어촌이 생산ㆍ가공ㆍ서비스가 결합된 복합산업촌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 중국과 일본의 거대한 시장은 우리 농수산업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정황근 농촌정책국장은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의 농어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농어촌 발전을 유도하고 국가 발전에 있어 농어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어촌 대표자회의와 유사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정부, 농촌지도자, 지역대학,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농촌문제와 현안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루럴 서밋(Rural Summit)이 이미 정착돼 있다.

특히 미국은 주 단위에서 지역단위(북동부 11개 주 참가), 전국단위로 확대해 가고 있다. 유타주의 경우 25년째 연례행사로 개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각계각층 400여명의 인사들은 농어촌희망선언문 낭독을 끝으로 회의를 마쳤다.

선언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농어촌의 가치가 점점 소중해지고 있고 미래 국가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기회의 땅, 희망의 땅이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농어촌을 '삶과 생명'이 넘치고 '희망과 기회'가 가득한 곳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우리 농어업인과 대표자들은 각자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활기찬 농어촌을 만들겠다.

-퇴색되어 가는 공동체 문화를 되살려 농어촌 주민, 다문화 가족,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 어우러져 서로 돕고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공간으로 바꾸겠다.

-농어촌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며 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국토의 환경관리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자연, 전통문화 등 농어촌 자원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어 지역활력 증진 자산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가 국가발전의 밑바탕이 되도록 하겠다.

-농어촌을 우리의 아이들이 크고 높은 꿈을 키우는 곳, 우리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곳으로 만들어가겠다.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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