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상기온' 곡물가격도 급등세

2010-07-28 07:44
밀 선물 가격 최근 한달 새 27.4%↑…옥수수 6.7%↑·대두 4.2%↑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제 선물시장에서 밀과 옥수수, 대두 등 곡물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유럽 일부 지역의 가뭄과 캐나다의 폭우 등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밀 선물 가격 추이(달러/부셸)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밀은 부셸(약 27㎏)당 5.825달러로 전 거래일에 비해 1.2% 내렸다. 12월 인도분 옥수수는 부셸당 3.7675달러로 0.3% 하락했고, 11월 인도분 대두 역시 전날에 비해 0.2% 떨어진 9.64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간 옥수수 선물 가격 추이
시장에서는 이날 주요 곡물 가격이 떨어진 것은 최근의 급등세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와 관련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이들 곡물의 상승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대두 선물 가격 추이
실제로 밀과 옥수수, 대두 가격의 상승세는 쉽게 꺾일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밀 선물가격은 최근 한달 새 무려 27.38% 급등했고, 옥수수와 대두도 각각 6.7%, 4.2% 올랐다.

세계 3위 밀 생산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100여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만 15% 이상 값이 치솟았다. 러시아 경제연구소 소브이콘은 가뭄이 한동안 이어져 밀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미 최대 밀 수출국인 아르헨티나를 덮친 가뭄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국 농업부는 올해 아르헨티나의 밀 수확량이 지난해 960만t보다 25% 늘어난 1200만t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가뭄으로 밀 경작지 면적은 1960년 이후 가장 좁은 320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선물거래업체인 필립퓨처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뭄으로 아르헨티나의 밀 수확량이 2년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린성을 휩쓴 폭우와 이상저온 현상은 옥수수 선물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린성은 중국 최대 옥수수 생산지다. 중국 농업 당국은 옥수수가 열매를 맺은 후 수분 과정을 앞두고 해를 입기 가장 쉬운 이때 지속되는 폭우와 저온은 옥수수 생산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루크 챈들러 라보뱅크 농상물시장 리서치 부문 이사는 유럽의 생산 감소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옥수수 가격이 내년 1·4분기까지 9%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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