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중장기채권은 별개

2010-07-20 15:53
더블딥 우려.기관 대기매수세 금리하락 유인할 것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기준금리 인상여파로 채권금리는 줄곧 오를 태세다. 상승기조가 보일 때마다 대기매수세 유입으로 폭이 제한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채권금리 상승 여부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다.

20일 채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장기채권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가 매수적기라는 설명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단기채권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 영역은 오히려 하향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제 막 출구전략이 실시됐다는 점에서 시장 부담이 높지만, 장기채권은 여전히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보다 먼저 출구전략을 실시한 인도, 이스라엘 등 대부분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후 장기채권금리는 오히려 하향흐름을 보였다. 노르웨이, 브라질, 캐나다는 단기금리마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도 기준금리가 3.76%에서 4.50%로 75bp(1bp=0.01%포인트)인상됐을 당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통안채 1년물 금리는 28bp상승했지만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6bp, 56bp 각각 하락했다.

지난주 국채시장에서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3bp 하락한 4.49%를 기록했다.

윤 연구원은 "중장기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이유는 여전히 시장에 더블딥 우려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대비해 기준금리와의 차이(스프레드)를 최대한 축소시켜 두려는 심리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금리인상 후 채권금리가 어느정도 올라온 지금이 중장기채권의 매수 적기라는 설명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최대 50bp의 금리인상이 순차적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기금리의 상승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그러나 중장기채권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과 차별적으로 하락 기조를 타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국내기관들의 채권매입 규모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금리하락에 압력을 가할 요소로 지적됐다.

박 연구원은 "앞서 기준금리 인상을 미리 예상한 기관들은 현재 채권보유 규모를 줄여놓은 상태"라며 "추가 금리인상 폭이 미미할 경우 국내기관의 대기매수세 유입으로 채권금리가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2%, 국고채 5년물은 4.49%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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