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디스플레이 사업, 엇갈린 협력사 성적에 희비교차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세계 디스플레이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가 2분기에 상반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과 생산능력 모두 예전과 변한 것이 없지만 주요 납품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받은 것.
19일 업계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2분기 7조원대의 매출과 8000억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분기 대비 매출 6%, 영업이익 70% 상당 상승한 수치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단순 실적만 놓고 보면 좋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전 분기 대비 6~7%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7000억원 초반대에 머물러 지난 1분기(7894억원) 대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LCD사업부보다 영업이익이 앞섰지만 1분기만에 다시 추월당한 것. 당시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단순 매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수익을 거뒀느냐가 중요하다”며 삼성에 비해 영업이익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3개월만에 이 말이 무색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들 양사의 성적이 갈린 것은 주력 구매업체의 성적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TV 부문은 유럽발 금융위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건실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LED TV 이상 프리미엄 제품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좋은 제품군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LCD 역시 삼성전자 TV부문의 성적에 힘입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반면 LG전자 TV 부문은 1% 안팍의 영업이익률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10%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것. 이같은 TV사업의 부진은 LCD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재가 될 것으로 알려졌던 애플 ‘아이폰4’ 역시 오히려 부정적인 작용을 했다. 아이폰4는 화면에 누란색 줄이나 점이 생기는 이른바 ‘오줌액정’으로 곤혹을 치렀다. 아이폰4는 기존 LCD의 화질을 크게 개선했다는 ‘레티나’ 액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의 대항마로 부각했다.
특히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해오던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레티나’ 알리기에 힘입어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과시하려했지만 오줌액정 논란으로 오히려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야 할 처지다.
오줌액정 현상이 나온 디스플레이는 일본의 ‘T’사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폰4 액정=LG디스플레이’ 공식이 굳어지면서 이같은 제품력 논란이 LG디스플레이의 발목을 잡은 것.
반면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아몰레드 열풍을 확산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최근 갤럭시S가 국내외에서 선전하면서 그 세를 더욱 넓히고 있다. 기존 삼성전자 모바일제품에 국한됐던 거래처도 해외 주요 모바일 기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라면 차세대 태블릿PC에서도 아몰레드를 채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아몰레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향후 셋트업체들의 아몰레드 채용이 늘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이 이와 비례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LG디스플레이의 상대적 부진은 3분기부터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닥을 쳤던 LCD패널 가격이 8월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LG전자 TV 역시 프리미엄 제품군 마케팅을 활발히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거둔 디스플레이 업체는 삼성과 LG 뿐”이라며 “이미 해외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3분기에 중국 국경절과 연말 성수기 수요를 대비한 셋트업체의 수요 증가로 2분기를 크게 넘어서는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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