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日ㆍ臺 조선사, '물주' 에버그린을 잡아라

2010-07-19 13:50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10년 100척 신조 발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세계 4위 선사 에버그린을 놓고 한국ㆍ일본ㆍ대만 등 삼국 조선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한국. 에버그린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그리고 자국 조선사임을 내세운 대만. 이들 삼국 조선사들이 저마다의 장점을 살려, 55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버그린이 최근 발주한 32척의 선박 가운데 마지막 물량인 12척을 대만 업체 'CSBC'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조선소 해외영업 담당자는 "CSBC가 자국 조선사임을 내세워 협상에 나서고 있다"며 "선가 또한 경재업체들보다 많이 낮춘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대련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공급능력과 선가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당초 전망을 뒤집는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ㆍSTX조선 등 국내 조선사들이 잇따라 에버그린 물량을 수주, 남은 물량도 국내 조선사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CSBC 등장은 국내 업체에는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으로부터 10척을 수주했으며, STX조선은 12척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정식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대만 업체인 CSBC가 강력한 경재자로 나섬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과 향후 입찰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에버그린은 이번 발주물량을 포함해 8000TEU 32척, 7024TEU 20척, 5364TEU 20척, 2000TEU 20척 등 총 100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은 55억(약 6조1000억원) 달러에 달한다.

일본 업체들도 오랜 거래 관례를 활용해 수주전에 뛰어들 기세다. 실제로 에버그린이 발주한 상당량의 물량은 일본 조선사 '미쓰비씨중공업(Mitsubishi H.I)'이 도맡아 건조해 왔다.

때문에 에버그린이 32척을 발주할 때 만하더라도 미쓰비씨중공업 등 일본 조선사들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게 당시 업계의 관측이었다.

국내 대형선사 관계자는 "전통있는 선사일수록 오랜 거래를 통해 형성한 신뢰 관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미쓰비씨중공업은 향후 입찰과정에서 강려한 수주 후보임에 틀림없다"고 내다봤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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