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MA '시들'…"지급결제가 외려 발목잡아"

2010-07-19 15:13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고금리ㆍ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 등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인기가 나날이 시들해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이달 15일까지 개인 기준 증권사 CMA 잔액은 34조150억원에서 36조4876억원으로 2조4826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 5조8752억원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CMA 경쟁력 약화는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률이 작년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란 평가가 전반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융결제원 지급결제망 분담금을 둘러싼 은행-증권업권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CMA 장점이 퇴색한 탓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 14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CMA 금리를 인상했지만 최고 금리는 2.8%(대우증권ㆍ동양종금증권ㆍ한국투자증권 랩어카운트형)에 불과하다. 지난해 업계 최고 금리 4.1%에 비하면 소박한 수준이다.

특히 종전 무료이던 ATM 사용 수수료를 고객이 물어야 한다는 점도 CMA 인기를 반감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현재 은행 영업시간 이후에 한해 현금 인출시 평균 5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 ATM 이용건당 발생비용은 450원으로 영업시간 이후 수수료 500원을 받아도 결국 손해를 본다"며 "그럼에도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 수수료 면제조건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월평균 잔액이 500만원 이상, 10만원 이상 적립식 상품 자동대체, 월 50만원 이상 급여이체 등록계좌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현대증권도 지점에서 등록한 계좌, 전월 급여이체 10만원 이상 혹은 저축금자동납부계좌에 한해 수수료 면제혜택을 부여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고객이 선택한 출금은행 ATM 수수료가 무료다.

증권업계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이어질 지급결제시스템이 오히려 증권사의 발목을 잡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과의 지급결제 참가금 할인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결국 비용은 고객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앞서 지난 14일 국내 25개 증권사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지급결제망 이용료 4000억원 중 약 3300억원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10개 시중 은행과 한국은행, 금융결제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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