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스마트폰 호황, 부품산업 ‘호재’ 이끌어
2010-07-18 12:00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우리가 3D LED TV를 가장 먼저 출시하고,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것은 최적화된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적용했기 때문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개발팀장(전무)이 밝힌 3D LED TV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이다.
이는 최근 한국 부품소재산업이 쾌속 성장하고 있는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도 손색이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3D LED TV를 60만대 정도 판매했고, 하반기에는 200만대 이상의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TV제품의 판매호황은 자연스레 우리 부품산업의 경쟁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LED TV에는 우리가 개발한 새로운 칩인 3D하이퍼 리얼엔진과 3D 전용패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전방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낸 신제품이 부품산업에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3D TV 시장의 확대에 따라 3D티콘, 3D칩, LED(발광다이오드)칩 개수가 증가하고 있다. 또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확대에 따른 광픽업 수요 증가, 고휘도 광학 필름 증가 등 부품믹스 개선도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LED 백라이트 생산업체들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LED는 올해 1분기에 매출 33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LED가 지난해 641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한 분기만에 지난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실적이 나온 것이다.
LG전자에 LED BLU를 공급하는 LG이노텍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LG이노텍은 지난 1분기 77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81.1%가 증가한 것이다. 이 중 백라이트 분야의 매출은 15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88억원에 비해 3배가 넘게 성장했다.
LED칩의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일진디스플레이도 지난 1분기 1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진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전체 매출이 338억원이었다. 1년 매출의 35%를 한 분기만에 올린 것이다. 이는 또 일진디스플레이의 2008년도 전체 매출 99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스마트폰의 확대도 관련 부품 업체들에게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 외장재로 쓰이는 고강도 폴리카보네이트가 대표적이다. 폴리카보네이트를 생산하는 제일모직의 화학부문 매출은 지난 1분기 51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2%가 증가한 기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일반 피처폰에 비해 고사양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고용량배터리, 고용량MLCC가 요구된다”면 “스마트폰의 확대가 관련 부품의 판매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4.2%에서 올해는 18.6%로 증가하고, 2012년에는 25.8%(약 48억만대 규모)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핵심소재에 대한 국산화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LG경제연구원 감덕식 책임연구원은 “미래 사업에 대한 부품이나 소재는 일본이 여전히 뛰어나다”면서 “전기자동차의 인버터라든가, 배터리의 분리막 등 핵심적인 소재는 완전히 국산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부품기업들의 매출 성과가 좋지만 여전히 취약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부품기업들이 외형확장과 더불어 일본 업체들을 인수하는 등의 전략을 통해 원천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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