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잘못 사용하면 목숨까지 위협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보완해 주는 약, 이른바 해피드럭의 인기가 높다.
해피드럭(Happy Drug)이란 일반적인 치료약 개념이 아닌 성(性)생활, 다이어트 등 해당환자의 삶의 질(QoL)을 개선하는 약이다.
특히 지난 1998년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18억 정, 3500만 명이 복용한 비아그라를 필두로 한 발기부전 치료제는 가장 대표적인 해피드럭이다.
하지만 최근 신종 가짜 발기 부전 치료제의 밀수입 및 유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그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져 남성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우려되고 있다.
인천 본부세관이 밝힌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밀수단속 적발사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적발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총 235만 톤으로 지난 2007년의 47만톤 보다 무려 1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수입 방법 또한 기존의 소량 은닉에서 대리석, 철근 등에 위장하는 일명 '심지박기' 등 갈수록 조직화, 지능화, 대형화 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2월과 올해 3월에도 각각 40만 정과 114만 정의 비아그라를 밀수입 하려던 업자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자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 조차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가 횡행하면서 소비자들은 오남용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 유통되고 있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일반인들은 외형만으로 정품 구별이 쉽지 않다.
더욱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에는 수은·납 등 중금속 함유돼 있거나 적정 용량을 고려하지 않은 고용량 제품들이 많아 심각한 부작용 발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민권식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복용자 중 75%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싱가폴에서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4명이 저혈당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유통이 활발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性)적 문제에 대한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인의 성적 태도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 조사인원 1,500명 중 87%가 성행위가 인생에 있어 중요하다고 답변한 반면 성적 문제로 상담을 받은 비율은 2%에 불과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혼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등 불법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된다는 것.
이에 식약청 마약류관리과 곽병태 사무관은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와 MOU를 체결해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유입 후 단속 보다는 유통망 근절을 위한 선 조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남성과학회는 15일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근절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No Fake! No More!' 캠페인을 소개했다.
대한남성과학회 홍보이사 양상국 교수는 "올해는 가짜 발기부전제의 위험성을 홍보하는 것과 동시에 위해 유통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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