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인상 시기와 그 폭은?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상하면서 추가 인상 시기와 그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경제상황 및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상폭은 0.5~0.75%포인트 정도가 될 거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 기준금리, 하반기 중 추가 인상 있나
현재 한은이 가장 염두하고 있는 부분은 경제성장세와 인플레 압력이다.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인플레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김중수 총재는 이달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총생산(GDP)갭과 국민의 인플레이션 기대치 변화, 고용변화 등이 국내 금리수준을 변화하게 했다"며 "현재 추세라면 내년 물가상승률이 3%를 넘게 돼 지금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한은 전망치 2.5%를 웃돌았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하며 하반기 소비자물가 급등을 예고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적으로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또 5월 중 소매판매 및 설비·건설투자가 전월보다 증가하고 수출은 6월에도 큰 폭의 신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8~9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선행지표만 놓고 보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인플레 압력이 강할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소비자물가는 수요압력 증대 등으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시장은 하반기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폭은 0.50~0.75%포인트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 2.25%와 한은의 물가목표치 3.00%의 차이에서 추정된 수치다.
◆ 인상 속도는? 본격적 인상 시점은?
다만 한은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서 완전히 탈피했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시장심리와 여건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통화 긴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반응에 "국내외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번 인상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시장의 확대해석을 일축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앞으로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올해 남은 금통위는 8~12월까지 월 2회씩 총 10번이며, 이 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둘째주 금통위는 5번 남았다.
김 총재가 이달 금통위에서 "징검다리 식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추가 인상은 많아야 2번 정도로 전망된다.
올해 기준금리 조정은 인플레 압력을 제어하기 차원에서 1~2번의 미세조정 밖에 없을 거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번의 금리 인상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하반기 중에 1~2번의 추가 인상이 전망된다"며 "다만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급한 시중 유동성 중 6조9000억원이 회수되지 않아 이 자금 정리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격적인 금리 인상은 위기 탈출 및 경제의 본격적 성장을 확인하는 내년 정도가 돼야 가능할 거란 전망이다.
신 실장은 "경제 주체들의 반응과 글로벌 경제 회복세 등을 살펴봐야하기 때문에 출구전략 속도는 내년은 돼야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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