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의 험난한 중국 여정

2010-07-09 16:53
이멜트CEO, 中내 입지 줄어들자 불만 토로 풍력터빈, 항공기부문 등 정부지원 업은 중국기업과 치열한 경쟁벌여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중국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던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의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발언을 내 놓으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이멜트CEO는 중국정부가 자국기업에 대한 보호정책을 펼치면서 중국내 경쟁이 심화돼 GE의 입지가 줄어들자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이멜트CEO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업총수들과 가진 저녁자리에서 "중국은 다국적기업이 승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멜트CEO의 중국에 대한 입장선회는 중국시장에서 GE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서 중국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최근 GE캐피탈의 실적악화로 GE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멜트는 안팎으로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년전 이멜트는 "2010년 중국시장에서 100억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할 것을 선언했다. 실제 GE는 2009년 중국에서 전년대비 6억달러 늘어난 53억달러어치 매출을 거둬들였다. 중국은 매출규모 기준으로 볼 때 GE의 5대시장에 속한다.

특히 GE헬스케어의 의료용 영상기기는 GE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는 효자상품이다. GE측은 "중국에서 헬스케어 매출이 올해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1000명의 의료용 영상기기 판매사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GE가 공격적으로 추진하던 풍력터빈 사업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리서치업체인 BTM컨설팅앱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GE의 글로벌 풍력터빈 시장점유율은 12.4%에서 18.5%로 줄어들었다.

이는 시노벨, 골드윈드, 동팡전기 등 중국기업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풍력에너지 개발정책에 힘입어 GE의 시장점유율을 야금야금 빼먹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항공사업 역시 위협받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상용비행기 유한공사(COMAC)는 대형여객기 제작에 필요한 10억달러 규모의 전력발전 및 배전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하는 데에 GE가 아닌 미국의 해밀턴선스트랜드와 제휴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GE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일례로 중국공략을 위해 스마트그리드로 알려진 최신 전력공급 및 배전시스템에 대한 GE의 우수한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GE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10년후 6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GE의 주고객인 스테이트그리드는 중국 대륙전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끈끈한 제휴관계만 유지한다면 GE가 향후 중국의 스마트그리드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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