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 김중수 총재의 '입'에 집중

2010-07-09 09:56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발언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열쇠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9일 정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우선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남유럽 재정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시장이 금리 인상을 받아들일 만한 준비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에 설문 응답자 중 71%가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달 금통위의 하이라이트는 회의 직후 열리는 기자간담회가 될 전망이다. 이 자리서 김 총재의 발언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으며, 발언 강도에 따라 시장의 충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과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왔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금통위는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없앴다. 6월 결정문에서는 '물가안정'이란 문구를 추가했으며 전월에 4차례나 언급됐던 '국내경기의 회복'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최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5명 중 3명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표현의 변화가 통화정책의 기조를 측정하는 가늠자가 되며 이달에는 더욱 강력한 시그널(신호)가 나올 거라는 게 당연시 되고 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총재가 이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다음달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띄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 대해 (한은이)물가상승 압력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수준의 발언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현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두 주요 변수는 물가상승 압력과 세계경제의 흐름"이라며 "하반기 물가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멘트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한국의 인플레 압력을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15일 OECD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민간 부문의 고용이 늘고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점차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증현 재정부장관도 "경기회복 흐름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고용 물가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거시경제 기조를 이전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이을 것으로 전망돼 기준금리 8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이달 금통위에서 김 총재가 강력한 발언을 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시장의 심리를 증명하듯 8일 채권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각각 0.04%, 0.05%포인트 급등한 3.94%, 4.50%에 장을 마쳤다.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