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또 실적발표날 주가 하락 징크스

2010-07-08 16:48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지만 '실적 잠정치 발표일 징크스' 앞에서 무력했다.

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77% 떨어진 76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자업계 비수기를 극복하고 사상 최고치인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발표했음에도 고질적인 징크스가 다시 재현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7월부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고 있지만 발표일마다 하락 마감했다.

여느 때와 차이가 있다면 최근의 주가흐름. 과거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기간이 다가오면 급등세를 연출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1년 내 최고가(종가기준)인 87만원도 지난 4월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루 앞두고 경신한 기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우려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묻어버린 탓이라고 설명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호조가 글로벌 경기 우려에 빛이 바래는 상태"라며 "7월엔 그리스와 포르투갈 국채만기 우려까지 겹쳐 있어 당분간 증시는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긍정적인 만큼 향후 주가는 더 이상 하락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반도체 성장률은 2분기에 10%대 후반이었고, 3분기는 20%대 중반"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자의 원가절감 효과도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잠정실적 발표가 주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지만 IT경기 우려로 주가가 선조정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잠정실적이 주가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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