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외인

2010-07-06 17:45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이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포지션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동시만기 이후 옵션시장에서 외인은 220억원 규모의 콜 옵션을 매도하고, 194억원 규모의 풋 옵션을 매수했다. 전형적인 약세 포지션이다.

주식워런트증권(ELW) 포지션에서 숨겨진 외국인들의 옵션 포지션도 일관되게 아래 방향이다.

동양종금증권이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7월 만기 ELW의 외국인 포지션을 추정한 결과, 풋 옵션을 263억7000만원 보유하고 있고, 콜 옵션을 13억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인의 ELW 추정 포지션은 개별 7월 만기 ELW의 발행수량과 외인의 보유율, 전환비율, 해당 행사가 옵션 가격을 이용해 추정했다.

글로벌 증시의 약세와 함께 외국인들이 현선물 시장에서 동반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수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외인의 시각이 하락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추가 하락에 대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연기금의 주요 매수 창구였던 비차익거래에서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던 흐름이 잦아졌다"며 "차익거래의 잠재적인 물량 부담이 시장에 출회될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선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포지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자칫 시장 대응을 왜곡시키기도 하지만, 글로벌 악재에서 비롯한 증시 조정이 최대 화두인 만큼 외인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옵션시장에서는 콜옵션 내재변동성이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이 관찰되는데다 시장베이시스가 악화되는 등 파생시장 투자자들은 하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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