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 부회장 "사상 첫 월드컵 16강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필요"

2010-07-06 13:19

   
 
정몽준 FIFA부회장이 5일(현지시간) 남아공 현지에서 2022 월드컵 한국 유치 활동의 일환으로 열린 '음악과 함께 하는 요하네스버그의 밤' 행사에서 단아한 두루마기 차림으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 선수들에 대한 병역 특례가 필요하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2010남아공월드컵 현지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요하네스버그의 밤' 행사를 마친 뒤 대표 선수들의 병역 특례 논란과 관련해 "우리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걸로 생각한다”며 병역 특례를 신중히 고려중임을 밝혔다. 또 "2022년 우리가 다시 한 번 월드컵을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전망은.

“처음에는 한국과 카타르만이 2022년 대회 유치를 신청했는데, 지금은 미국과 일본, 호주가 가세하면서 5자 경쟁 구도로 변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에 머물고 있는 FIFA 집행위원을 비행기에 태워 워싱턴으로 데려온 뒤 면담을 할 만큼 거국적으로 월드컵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라를 위해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아공 월드컵 대회가 이제 막바지다. 어떻게 평가하나.

“개막을 앞두고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이 제기되는가 하면 교통, 숙박 등 인프라 부족과 치안 불안 등 우려가 많았음에도 순조롭게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성공적인 대회라고 평가할 만하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South Africa proved everybody wrong'(남아공은 모든 사람이 틀렸음을 입증했다)이라고 말했는데, 정말 공감이 간다.”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병역 면제 여부로 논란이 많은데.

“우리는 지난 1986년부터 월드컵 본선에 7회 연속 진출했다. 16강 진출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전통적인 축구 강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실패하지 않았나. 특혜나 포상 차원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에게 관심과 배려, 그리고 투자를 해 달라는 것이다. 유망한 선수가 해외 무대에 나가 기량을 닦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정부, 또 정부는 국민의 뜻에 따를 테니까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북한 축구 관계자들과는 접촉이 없었나.

“북한 임원들도 남아공에 왔지만 여러 가지로 편치 못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고, 나도 따로 만날 생각은 하지 못했다. 북한 선수들이 비록 전패를 했지만 그 정도면 잘했다는 생각이다. 대회전 남북 평가전이 성사단계였는데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자연스레 무산이 됐다. 몹시 애석하고 앞으로는 남북한 축구 교류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happyyh6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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