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나홀로 견조’ 언제까지?
2010-07-05 16:15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암울한 해외시장에도 ‘나홀로 견조한’(디커플링) 국내증시가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악재들이 디커플링 시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증시는 전 거래일보다 3.55포인트 상승한 1675.37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다우산업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46.05포인트 떨어진 9686.48을 기록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7포인트 하락한 2375.90으로 장을 마쳤다.
국내증시는 해외 증시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과 상해증시는 지난주에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주에 1678선을 지키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해외증시들이 경제지표 둔화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도는 것에 비해 국내증시는 시장의 심리와 시선이 위를 향해 있다.
이번 디커플링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저 평가론과 양호한 기업실적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지난 9개월간 횡보한 반면 해외는 4월까지 상승하다 반전했다”며 “이는 코스피는 계속 해외악재를 반영해 덜 빠진 상태라고 볼 수 있고, 상반기에 덜 올라서 하락폭이 소규모에 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시장에 자금을 내다팔고 있는데 연기금이 상반기에만 23조3000억 순매수로 수급을 매우고 있다”며 “국내 수급이 타 국가에 비해 좋다는 것을 의미하고 연기금도 국내증시가 저평가되어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파악했다.
해외증시와 상대 비교했을 때 국내증시가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란 분석도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이후 10배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역시 10배 수준까지 하락해 있으며 선진증시도 12배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 기업들의 실적도 역시 비슷한 회복의 궤적을 보이고 있어 고유한 특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해외증시를 약세로 내몰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 유럽발 재정 위험으로 인한 긴축 등이 디커플링 시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서용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럽 위기 진앙지인 '유럽 돼지들(PIGGS)' 국채만기가 7월에 있다는 점, 유럽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23일 발표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승우 연구원은 “유럽 주요 국가들의 긴축 움직임은 경기 위험도를 키울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 미국의 성장률 역시 과거와 비슷한 궤적을 따를 것으로 보이는 바, 국내외 경기선행지수 바닥 형성, 혹은 연착륙에 대한 강한 확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국내외 긴축 악재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출이 언제 둔화되느냐가 중점”이라며 “3분기에 무역수지 흑자폭이 둔화될 여지가 있어 디커플링 시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태동 연구원도 “국내증시 저평가에 대한 부분은 반영이 완료되었다”며 “해외증시가 회복되어야 코스피도 탄력을 받아 가파른 상승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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