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車보험료 인상 '진실게임'
(아주경제 손고운 기자) 올 하반기에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3.4% 인상된다.
자동차보험료 현상유지를 고수해왔던 금융당국이 정비수가 인상분에 한해서 보험료에 반영하는 것을 윤허한 것이다.
자동차보험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손해보험업계는 일단 한시름 덜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조치가 성에 차지 않은 기색이 역력하다.
치솟고 있는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인상은 불가하다고 금융당국이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결국 근본적으로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안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과 다름없다.
6월말 현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를 육박하면서 적정 손해율 72%를 훌쩍 뛰어넘었다.
정비수가 문제는 관할부처인 국토해양부와의 이해관계도 있다보니 보험료 인상에 반영하도록 길을 터주고, 손보업계 고질적인 문제인 손해율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해결하라고 하니 손보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금감원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저지하는 대외적 이유인 물가안정과 소비자보호가 왜 유독 자동차보험료에만 해당이 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것.
손해율을 보험료에 반영해 적정한 보험료가 책정돼야 정확한 보상과 질 높은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손보업계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손보업계의 주장이 옳은 지에 대해서는 한편 의구심이 든다.
손해율 상승분을 보험료에 반영하지 못해 앓는 소리를 하면서 한편에서는 손보업계 자신들이 보험료 할인경쟁에 목숨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유일무이한 긴급출동서비스도 마찬가지. 24시간 호출 30분내 출동등 손보사의 대표 홍보수단으로 자리 잡은 긴급출동서비스는 자동차보험 사업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골칫거리가 된지 오래다.
소비자에게는 너도나도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면서 금융당국에겐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게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손보업계의 지리한 줄다리기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소비자는 안중에 있는지 묻고 싶다. 보험소비자는 누구말을 믿어야 할까.
sgwo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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