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신화'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연세대 교수로 부임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 이기태(사진·62)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세대 교수로 부임한다.
이 전 부회장은 앞으로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공학과 경영학을 접목한 융학 과목을 가르친다. 상황에 따라 서울 신촌 캠퍼스에도 출강할 예정이다.
박사 학위가 없는 인사를 정교수로 뽑은 것은 국내 대학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따라서 이번 채용은 학위가 아닌 이 전 부회장의 역량과 수완을 보고 결정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세대학교 관계자는 "우리나라 무선통신 산업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그 역량을 인정했다"며 "실용적이면서도 글로벌한 교육을 중시하는 송도 캠퍼스의 특성에 적합해 임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전 부회장은 2007년까지 약 7년 동안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재직하며 삼성 휴대전화 애니콜 신화를 썼다. 연구·개발(R&D) 혁신을 통한 '고급화' 전략을 고수하며 애니콜을 노키아에 이어 세계 점유율 2위로 끌어올렸다.
이후 기술총괄 부회장(CTO)과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사 상담역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과거 애니콜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 통화품질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준 일화로 유명하다.
또 남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경영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피드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3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저가(低價) 공세 대신, 품질과 기술로 승부하는 수완을 인정받아 승진을 거듭했다.
뿐만 아니라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전 반도체 부문 사장(현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과 함께 대표적인 '이공계 스타 CEO'로 꼽힌다.
2006년 서울대ㆍ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포함됐으며, 앞서 2005년에는 세계 정보통신 분야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IEEE(전기전자공학협회) 산업리더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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