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금융포럼] 현정택 위원장 "한국, G-20에서 조정자 역할해야"

2010-06-24 17:01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국제 금융질서개편과 G-20 정상회담'이란 주제로 할 이야기는 세 가지다.

첫 째는 G-20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이며, 두 번째는 오는 11월 열릴 서울 회의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다. 마지막은 11월 이후 우리나라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G-20 정상회의는 아다시피 지난해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신흥국간 긴밀한 정책공조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만들어진 회의다. 즉, 세계 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의 포럼을 만들자는 것이다.

의제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금융위기 극복 논의를 위해 모였지만 에너지 기후 변화협약, 개발 문제, 고용, 무역 문제로 점점 발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의제가 넓어지다보면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G-20 정상회의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 만들어졌다. '금융위기가 터지니 이젠 국제적 공조를 해야겠다'는 합의 하에 정상이 직접 만나 금융 문제, 국제금융기구 개혁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또, 중국, 브릭스(Brics)의 경제성장에 따라서 선진경제국(G-7) 정상회의론 부족하다는 인식도 한 몫 했다.

현재 한국 경제규모가 14번째니 20개국 중에서 우리가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 스페인은 우리보다 경제규모에선 앞서지만 G-20에선 배제됐다.

G-7에서 확대를 한다면 브릭스 4개국은 당연히 포함되니 11개국은 된다. 여기에 각 대륙을 대표하는 국가들이 포함돼야 한다. 터키, 인도네시아가 포함된 것은 그런 맥락이다. 일본, 중국이 이미 들어간 상황에서 한국이 포함된 것, 특히 의장국을 맡은 것은 중요한 의미를 띈다.

G-20은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줬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당시 의장국이었기 때문에 국제 신인도에 큰 도움을 줬다. 의장국 순서는 재무장관회의 순서를 연장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의 목표는 두가지다. 하나는 한국이 의장이니 우리에게 유리하게 합의를 이끌어가는 것과 언제 어떻게 발생할 지 모르는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회의체로 만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입장을 앞세우기 보다는 조정자 역할을 해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의장국을 맡으면서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제기해야 할 문제는 금융안전망이다. 국제공조를 통해 외환위기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예컨대 문제가 생기면 중앙은행이 서로 꿔주거나 IMF에서 조건없이 빌려주거나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중국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쌓아두고 있다. 한국도 매년 1000억 달러 정도의 경상수지 흑자를 쌓고 있다. 지난 1997년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넘어지는 걸 봤기 때문에 외환보유고를 많이 쌓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 이면엔 어떤 나라가 계속 적자를 본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이다. 이게 세계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11월 정상회의 이후 어떻게 해야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G-20이 G-7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냐에 대해선 상당한 진통이 있다. 일본은 G-20을 쌍수 들고 환영하진 않는 상황이고 유럽도 자꾸 흔드는 느낌이 있다. 향후 G-20이 G-7을 승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G-20은 아직 항구적인 사무국 체계도 없는 상황이다. 새로 사무국을 만들기 어렵다면 국제통화기구(IMF)와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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