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탄소 지수 등장, 벤처자금 끌어 모을 수 있을까

2010-06-08 16:02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저탄소 산업 발전현황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베이징 환경거래소가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인 밴티지포인트(VantagePoint)와 손을 잡고 공동으로 중국 저탄소 지수(China Low Carbon Index)를 도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이 7일 보도했다.

저탄소 지수는 앞으로 베이징 환경거래소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는 전 세계 최초로 중국의 저탄소 산업 발전을 지수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로 표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밴티지포인트는 중국 저탄소 산업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원자력에서부터 연료전지에 이르기까지 중국 내 2500여 개 환경기업 중 35군데 기업을 선정해 지수에 편입시켰다. 여기에는 선텍파워(Suntech Power·尙德)·골드윈드(Goldwind·金風)·비야디(BYD) 등 업체가 포함되어 있다.

밴티지포인트 구이메이(顧怡梅) 사장은 서양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중국 환경기업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에 중국이 저탄소 지수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구 사장은 “그 동안 전 세계 기관 투자자들의 중국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가 저조했던 것도 중국 저탄소 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지수가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벤처캐피털이 미국 대체에너지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35억 달러에 달하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3억3000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 사장은 “또한 비록 최근 들어 중국의 선텍파워나 잉리솔라(Yingli Solar·英利) 등 몇몇 환경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신생 벤처기업이 투자를 받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 사장은 “현재 환경지수가 대부분 구미지역 기업에 편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전세계 대체에너지 기업 IPO 중 절반이 중국 기업이었으며, 이들이 전체 IPO 수입의 75%를 차지했다”면서 중국 대체에너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 베이징 환경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저탄소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 각 기업은 ▲저탄소사업 관련 수입비중이 연간 총수입 중 최소 50% 혹은 35억 위안(5억1200만 달러) 이상 ▲건전하고 투명한 재정상태 보유 ▲3개월 평균 시가 2억5000 달러 이상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25%는 풍력발전 업체, 나머지 25%는 태양에너지 업체이며, 나머지는 원자력·수력·연료전지·스마트그리드·청정석탄에너지·에너지고효율·오수 처리 등 9개 부문의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110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환경거래소는 9개 부문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가중치를 분배했고, 각 종목의 가중치는 5%를 넘지 않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기업이 중국 A주에 상장되어 있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각각 미국(23%)이나 홍콩(17%)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 환경거래소 슝옌(雄焰) 이사장은 “저탄소 지수는 중국 저탄소 산업의 발전현황과 동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면서 “중국 저탄소 산업 내 가격시스템이 안착해 더 많은 투자자금과 기술이 유입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재생가능에너지학회 스딩환(石定寰) 이사장은 “이번 저탄소 지수는 앞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결정 시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구 사장도 “중국 청정기술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저탄소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가치는 2007년 이래 평균 259%나 올랐다”면서 “이는 현재 중국 환경 기업의 경쟁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중국 정부와 베이징 환경거래소, 그리고 환경업체가 힘을 합쳐 중국 환경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WSJ는 저탄소 지수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되었으나 과연 벤처캐피털 업계가 여기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질 지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보도했다.

밴티지포인트는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 Inc.)와 여러 대체에너지 및 첨단과학 벤처기업 투자의 큰 손으로 알려져 있다.

baeins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